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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시: 2015-01-28 16:53:46, 작성자: 박종우, 조회수: 12903

버려라 훨훨

세상 만사 마음 먹기에 달렸느니
이 또한 곧 지나가리라

박종우기자

주 제목 = 버려라 훨훨
부 제목 = 세상 만사 마음 먹기에 달렸느니
소 제목 = 이 또한 곧 지나가리라

[ 이야기 하나 ]

어느 산골 시냇가. 한바탕 소나기 온 뒤에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두 스님 이 걸어오고 있습니다.

스님 1 : 한바탕 쏟아 붓더니 그새에 시냇물이 많이도 불었구먼.

스님 2 : 물살이 세니 시내 건너기가 좀 힘들겠어...징검다리도 없고...

( 저만치서 아리따운 아가씨가 시내를 건널까 말까 망설이고 있군요 )

스님 1 : 괜찮으시다면 제 등에 업히시지요.
아가씨 : ...
스님 1 : 물이 웬만큼 빠지도록 기다릴라치면 어두워져서 돌아가시기가 꽤 어려우 실 터인데,

제가 모셔다 드리리다. 자 어서...

( 우물쭈물 하고 있던 아가씨, 마지못한 듯 스님 등에 업히는군요. )

시내를 건너 냇가 맞은편에 아가씨를 내려주고 산사 (山寺) 로 갈 길을 재촉하는 스님 둘이

아무 말 없이 걷기만 하다가 이윽고 작심(作心)한 듯 스님 2 가 말문을 엽니다.

스님 2 : 수도(修道) 정진(精進) 하고 있는 수행자(修行者)의 몸으로 여자를 가까이 하다니...

나 원 망측(罔測) 하고 창피해서 함께 다니겠나...

스님 1 : 그 무슨 가당찮은 말씀인가...나는 그 여인을 냇가에 내려놓고 왔는데,

임자는 아직도 그 여인을 등에 업고 있군 그래. 왜 진작 내려놓지 못하고 거기에 빠져있는 겐가...

( 저 만치 하늘에서 부처님이 한 말씀 하십니다 :

여보시게...아가씨를 등에 업었던 그대는 처음부터 등에 아무 것도 업지 않았는데...

아가씨를 등에 업지도 않은 그대는 아직도 등에 업고 있군 그래...

그게 다 마음의 장난...작란(作亂) 아니더냐 ...네 마음속에서 난리(亂離)를 일으키고 있음이야 ! )

[ 이야기 둘 ]

이번에는 어느 시골 길로 가 보실까요.

언덕을 조심조심 내려오던 맹인(盲人)이 발을 헛디뎌 굴러 떨어지다가 소나무 가지를 붙잡고 간신히 매달려 있군요.

맹인 : “ 누구 없어요...나 좀 살려 줘요! ”

그런데 맹인의 발은 땅에서 30 센티도 안 되는 높이군요.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어린 소녀.

소녀 : 아저씨...그냥 손을 놓으세요...

맹인 : 그냥 손을 놓으라고? 날 죽일 셈인가?

소녀 : 죽이다니요...그런게 아니고 아저씨가 “살려고(살아보겠다고)”

“죽으라고” “붙들고 있는” 소나무 가지에서 손을 “놓기만 하면” 아저씨는 “사시는” 거예요.

살겠다고 죽을 힘을 다하여 소나무 가지를 붙잡고 있는 맹인은 공포와 땀에 절어 있고...

이윽고 조심조심 가지를 놓는데...30 센티도 안 되는 높이에서 떨어져 땅에 풀썩 주저앉는 맹인.

맹인 : 아이구 구사일생 이다...나 살아 있나 한 번 잘 살펴 봐...

소녀 : 아저씨...이렇게 말짱하시잖아요...

맹인 : ( 이리저리 몸을 추슬러 보고는 ) 그렇구나...나 , 살아있네...아가야 참 고맙다.

생명의 은인이구나...이 은혜를 ...

소녀 : 아저씨 그게 아니구요...

맹인 : 그래 그게 아니다...이 은혜를 어떻게 다...

소녀 : 그게 아니구요...

맹인 : 뭐가 자꾸 그게 아니란게야

소녀 : 그게 아니구요...제가 살려드린 게 아니구요...

그냥 ...아저씨가 “살려고” “죽으라고” “붙들고 있던” 그 소나무 가지를 “놓아” “버리니”

살아 나신 거라니까요. 아저씨가 생각을 바꾸어서 살아나신 거예요.

맹인 : 그래 그래 알았다...어린 것이 참 겸손하기도 해라.

[ 이야기 셋 ]

이번에는 성경에 나오는 “다윗” 과 “솔로몬” 의 이야기입니다.

전쟁에서 승승장구(乘勝長驅) 로 이기며 승리와 영광의 세월을 살아온 다윗 왕이

어느 날 반지 세공(細工)사를 불러 반지를 만들 것을 명(命) 했습니다.

다윗 왕 : 짐(朕)이 아름다운 반지를 하나 갖고 싶소. 과인(寡人)이 승리를 거두어 기쁠 때는,

오만(傲慢) 하고 방자 (放恣)하게 굴지 않도록 하고, 환난(患難) 에 빠져 절망하고 있을 때는,

용기를 줄 수 있는 그런 글귀를 새겨 넣은 반지면 좋겠소.

영광 과 좌절...어떤 상황 에서도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글귀를 찾아 고민 하던 세공사는

다윗 왕의 아들 “솔로몬”을 배알(拜謁)하고 자문(諮問)을 구합니다.

세공사 : 지혜로우신 솔로몬 왕자님...다윗 전하(殿下) 께서 제게 이르시기를, 기쁠 때 교만하지 않게 하고,

절망이나 시련에 처했을 때, 낙담(落膽) 하지 않고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그런 글귀를 새겨보라 하셨나이다.

어떤 글귀를 새기면 좋을지 하교(下敎) 받잡고자 하나이다.

솔로몬 : 위대하신 부왕(父王) 전하(殿下) 의 각별하신 하문(下問) 이신지라

모든 지혜를 다 불러 모아도 당신의 원대하신 포부를 헤아리기가 쉽지 않구려...

( 솔로몬은 한참 생각 끝에 이윽고 ) 이렇게 새겨 넣도록 합시다.

“ 이 또한 지나가리라 ” ( This, too, shall pass away. )

세상사 일비일희(一悲一喜)하고 일희일비(一喜一悲) 하거늘

기쁜 일로 너무 우쭐거리지도 말고 힘들고 슬픈 일로 낙담하지도 말 일이지요.

인생사 살다 보면 번차(番次)로 갈아드는 희로애락(喜怒哀樂)...

이 또한 다 지나 가고 또 지나 가고 말 것 아니겠습니까.


세공사 : 그럼은요. 지극히 높으신 안목 (眼目) 이십니다, 왕세자 (王世子) 저하 (邸下).

지금 괴롭고 힘들어도 그 또한 지나가게 마련이지요. 영원할 것 같은 젊음...그 또한 곧 지나가버리고,

고대광실(高臺廣室) 부귀영화(富貴榮華) 풍찬노숙(風餐露宿) 엄동설한 (嚴冬雪寒) 북풍한설(北風寒雪)

염량세태(炎涼世態)...그 모두가 다 흘러가는 물과 진배없겠지요...

솔로몬 : 저 동방(東方)의 불가 (佛家)의 가르침에도 모든 것은 다 생멸 전변 (生滅轉變) 하여

상주 (常住)함이 없다고 하지 않았소. 어느 것에도 연연 (戀戀) 집착 하지 말고 다 버리라는 뜻이지요...

금과옥조 (金科玉條) 처럼 여기던 것들도 버리고...무릇 모든 승패(勝敗)와 영욕(榮辱)의 시절도 지나고 보면

별일이 아니듯이 오늘 하루하루 소중하게 살아갈 것을 부왕(父王) 전하(殿下)께서 우리들에게 유념(留念)하도록

하신 것이니 바로 이 한마디를 염두에 두신 것 아니겠습니까...

“ 이 또한 곧 지나가리라 ” ( This, too, shall pass away. )

실로 부전자전 (父傳子傳) 이요, 부창자수 [ 父唱子隨 = 부창부수 (夫唱婦隨)의 변주(變奏) ] 의 경지군요.

거인(巨人) 장수(將帥) 골리앗을 이겨낸 양치기 어린 소년시절을 품고 있는 다윗 대왕...

그리고 그의 아들 솔로몬...반지에 새겨 넣게 한 글귀로 미루어 보면 후대에 진짜 어머니를 가려내어

그 어머니 품으로 아이를 돌려보내 준 “솔로몬의 명 판결”을 예감하는 대목입니다.

[ 이야기 넷 ]

이번에는 신라의 고승 (高僧) 원효 (元曉) 대사의 일화 (逸話)를 소개 합니다.

당나라 유학길에 오른 원효가 “해골 물”을 마신 뒤, 문득 깨달은 바 있어, 유학을 포기하고,

서라벌로 돌아갔다는 이야기는 시사 (示唆) 하는 바가 큽니다.

원효 (元曉 44세) 와 의상 (義湘 36세) 이 함께 중국 당나라로 불교 유학을 가는 길이었지요.

발걸음을 재촉하여 먼 길을 내처 잰 걸음 으로 온데다 궂은비를 만나고 날이 어두워,

길가에 있는 땅굴 속으로 들어가서, 비바람을 피하여 잠을 청했답니다.

이윽고 목이 말라 잠을 깬 원효가 주위를 더듬거리다가 손에 잡힌 바가지 물을 마시고 다시 잠에 빠지지요.

이튿날 아침, 그 곳을 살펴보니, 땅굴이 아니라 무덤 속이고, 곁에는 해골이 나뒹굴고 있군요.

원효 : ( 간밤에 잠결에 마신 물이 해골바가지에 담긴 썩은 물이었다는 “생각”에 토할 듯 메슥메슥한 느낌에

욕지기가 나서 모두 다 토해 버리려다가 문득 크게 깨닫고는 탄식합니다 )

이렇게 “생각”이 “몸”을 움직이는군. 해골 물 인줄 “모르고” 마셨을 때는 “몸”에 아무런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는데,

막상 해골 물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 그런 “생각”이 들자 ) 내 “몸”이 이상반응을 일으키는구나...

그래 이거군...바로 이거야...“일 체 유 심 조 (一切唯心造) ” 야...

의상 : 스님... 속이 편찮으신 모양이군요...

원효 : 아니네...괜찮네...모두가 마음의 장난이네. 마음이 일어나므로 갖가지 사상(事象)이 일어나는 것이야...

의상 : 모든 것이 “마음” 에 달렸다는 말씀이시군요.

원효 : 그렇다네...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낸 것이니, “생각”을 바꾸면 만사가 바뀌는 법...

이 이상 더 무엇을 구하겠는가...나는 당나라 유학을 그만 접어두고 이 길로 당장 서라벌로 돌아 갈 터이니,

자네는 서둘러 곧장 당나라로 가시게 ...부디 그대는 용맹(勇猛) 정진(精進)하며

불법(佛法)을 연찬(硏鑽)하여 돌아와 중생(衆生) 제도(濟度) 에 매진해 주시게.

해골에 담긴 물로 하여 순간 대오각성 (大悟覺醒 = 大覺) 하고, 불도(佛道)의 묘리 (妙理)를 터득한

원효의 음덕을 입은 의상은 나중에 우리나라 불교 화엄종 (華嚴宗) 의 개조 (開祖)가 되셨지요.

원효대사와 요석공주 (瑤石公主)사이에서 설총 (薛聰) 이 태어 났구요.

원효 대사가 “해골 물” 로 인하여 한순간에 깨우친 “일 체 유 심 조 (一切唯心造)...

세상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이 가르침은, 우리들 ”마음“의 신비스러움을 느끼게 해 주는군요.

[ 이야기를 마무리 하며 ]

마침 라디오에서 옛날 노래 한곡 들려주는군요.

{ 사랑도 부질없어 미움도 부질없어 /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네 /

탐욕도 벗어버려 성냄도 벗어버려 / 하늘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

버려라 훨훨 벗어라 훨훨 / 사랑도 훨훨 미움도 훨훨 /

버려라 훨훨 벗어라 훨훨 / 탐욕도 훨훨 성냄도 훨훨^ 훨훨^ 훨훨^ /

물 같이 바람 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 아^ 물 같이 바람 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

나옹선사 (禪師) 의 선시(禪詩) 를 번안 (飜案) 하여 부른 노래인데

21 년전 MBC TV 드라마 사극(史劇) “야망 (野望)” 의 삽입곡 (揷入曲)으로 인기가 있었지요.

{ 1 } http://youtu.be/zFqU4iStdhM @ 청산은 나를보고 : 심진스님
{ 2 } http://youtu.be/H1JpgYx6AVk @ 청산은 나를보고 : 심진스님


조금씩 솎아내고 잘라내고 끊어내고 걷어내고 덜어냄으로서, 남아 있는 것들이 더욱 돋보이고 보다 튼실하게 되겠지요.

"가득 찬 것은 죽어 있는 존재이고, 계속해서 비워내는 존재가 살아 있는 존재"라고 철학자 사르트르가 일러주는군요.

새해에는 서로 조금 씩 양보하며 버린 것들의 깨끗한 빈자리에 이런 말을 아로새겨 넣으면 어떨는지요...

“ 이제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 대하 장편 소설 “토지” 의 작가 박경리 ) “

을미년 (乙未年) 청양 (靑羊) 의 해를 맞아 상서 (祥瑞) 로운 기운이 온누리에 서리어

우리 나라가 태평하고 우리 국민이 평안하게 살 수 있기를 비손합니다.

{ 박 종우 <겨레 뉴스> 기자 2015 - 1 - 28 }

dreamage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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