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05월 22일 수요일 ] 겨레하나예술단     겨레평생교육원     겨레몰
   
< 겨레칼럼 >
복날의 도식(道食)
복날의 도식(道食) 강증산(姜 ...
< 관악뉴스 >
관악구 사랑의 이동푸 ...
관악구 지역 어르신께 사랑의 이동푸드마켓 전달식 관악구 사랑의 이 ...

등록일시: 2011-05-22 15:53:10, 작성자: 정수진, 조회수: 13313

실화 바탕 시 사부곡 쓴 최정순 시인

이사람

실화를 바탕으로한 시 思父曲 발표한 최정순 시인



하늘의 아버지에게 보내는 시(詩)
-博川 최정순

평안북도 박천군 박천읍 봉화리가 고향인 아버지는 일본 유학에 김일성 대학을 다녔다.
한국동란 때 인민군을 탈영하여 고향에서 미군 통역병 일을 했다.
중공군 춘계 대공격 시 가족을 두고 남하하다 미군을 다시 만나 통역병으로 근무하다 휴전에 들어갔다.

그때부터 가족이 모두 모여 있는 고향은 영영, 갈 수 없는 먼 나라로 되고 만다. 북에 두고 온 약혼녀도 만날 수 없었다. 일본에서 유학할 때 혈혈단신 찾아온 하숙집 주인 딸 가네무라 히지꼬(김절자)와 결혼하여 고향 닮은 아산 설화산 자락에 둥지를 튼다. 시련은 끝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집안은 공산당원이었고 백부는 북한 고위 실력자였다. 북한에서 조그만 도발이라도 있으면 아버지는 경찰서에 연행되어 살다시피했다.

고문으로 한쪽 눈을 잃고 심신이 망가져 생활하다 암에 걸려 이승을 하직해야만 했다. 참으로 모진 삶을 살아온 아버지... 돌아가실 때 차마 눈을 감지 못하였다. 현실과 적당히 타협했으면,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카멜레온 같은... 아버지는 가족을 건사하기 위해 밤낮 동분서주하며 땅을 개간하며 일을 하고 밤에는 틈틈이 책을 읽고 시와 비망록 썼다.

"평안북도 박천군 박천읍 봉화리가 향인 아버지 고 최재환(1932~2005)," 아버지는 중학교 때 일어, 러시아어, 영어를 독학하고 월반으로 조기 졸업하였다고 한다. 당 중앙위원장의 아들이기에 김일성 대학을 다니던 중 초청장을 받고 일본 유학도 다녀왔다.

6.25가 발발한 후 아버지는 인민군에 징집됐고 이후 인민군을 탈영하여 미군 스미스부대 포로 신분의 통역병이 되어 전선을 헤매다 남으로 내려와 휴전을 맞게 된다. 그때부터 아버지는 영영 북의 가족과는 만날 수 없었다. 휴전이 원망스러울 따름이었다. 그런 아버지에게 남에서의 유일한 위로와 벗은 책 읽기와 시 쓰기였다. 고단한 삶에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이산의 아픔 전쟁에 대한 비망록 등을 집필하였다.

그런 어느 날, 경찰서 형사들이 들이 닥쳐 아버지의 다락방을 뒤져 서재를 엉망으로 만들고 책과 비망록, 그리고 시들을 모두 불살라 버렸다. 그것을 본 아버지는 허공을 향해 미친 사람처럼 울부짖었다.

어릴 때 그 광경을 목격하고 중년을 넘긴 그의 장녀 최정순씨가 아버지를 대신하여 늦깎이 시인이 되어 한 많은 삶을 살다 간 아버지의 삶을 조명하며 부녀간의 애뜻한 그리움을 노래한 시집<하늘 아버지에게 보내는 시詩>가 도서출판 '한강' 에서 출판되었다.

6남매 중 장녀인 최정순(55)시인, 언제나 가슴 아프게 아버지를 지켜보며 시를 남몰래 아버지를 대신해서 썼다고 한다. 또한 시집이 완성될 때까지 가족에게 비밀로 부쳤다며 살아계시면 올해 팔순을 맞는다는 고 최재환 씨, 시인은 시집이 출간 되자마자 임진각을 찾아 북녙을 향해 시집을 매달아 놨다고 한다



그리움

ㅡ 博川 최정순

꿈,

아버지가 나에게 오라고 손을 흔들어
안타까움에 가슴 조이다 깨고
아침에 서둘러 일어나
급한 마음 추스르며 전철 타고,
시내버스 타고, 온양 기산리 가니
지금은 남의 땅 되어 버린
논과 밭 가로지르는데
논에도 밭에도 일하는 아버지 있었다.
고샅 들어서니 아버지 반기고
팔아 버린 집에서도 아버지 손 흔들며 웃는데
꿈에서 본, 바로 그 모습 아니던가.
사람은 죽어도 산사람과
함께 사는 법
막연한 보고픔이, 만날 수 없는 그리움이,
이렇게 가슴 저미는가
오래 묵힌,
아버지 돌아선 그림자 곰삭아져
툭! 떨어진 그리움으로 남는다



아버지의 마지막 유서에서(1)
ㅡ 博川 최정순

나 있던 박격포 부대 전선에 십 리 는 좋이 떨어져 조금은 안전했지
하지만 사방이 적이요 위험지대였어 싸우다 혼자 되면 포로가 되던
가 복귀하던가. 탈영하던가. 그래야 했지 나 하는 일 적군 동태 알
아내는 것 무기는 무엇이고 언제 후퇴하였는지 그런 것 내가 하와
이 사람과 통한 것 피차 일어 영어 잘 알아 의사소통 가능했던 때
문 속지 말라는 많은 삐라 하늘서 눈처럼 뿌려지는데 중공군 가냘
픈 피리 소리로 국군 마음 들쑤셔 고향 생각나게 하고 한국군 아리
랑 확성기 틀어 중공군 자수하게 했지 장거리 소포에 엎드리고 박
격포 소리에도 엎드리니 양쪽 사격하는 사이로 통과하여 건너편 산
후퇴하라 했어 후퇴하다 숨 가쁘면 시체 덮고 바짝 엎드려 숨 돌리
다 먼저 간 아군 쫓아가려니 때는 늦었네. 이왕 죽을 바에 포복이 무
슨 소용이던가. 비질하는 실탄 속 뛰고 뛰었지 그러다 숨 가쁘면 엎
드려서 쉬다 다시 뛰었지 사람 목숨 길며 짧기도 한 모양이여 전사
한 시체 넘고 넘으면서 마침내 아군 있는 곳 도착하였어. 몇 명 남지
않은 우리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계속 후퇴 거듭했지 전시 군인 식
사 늘 사잣밥 언제 어느 곳 죽을지 모르는 인생이니까 후방 내려 갈
수록 민간인 많이 볼 수 있었지 부모 형제 생각나서 반갑기는커녕
슬픔부터 앞서네. 혼자 살겠다. 배반했다는 죄책감 뜨거운 눈물 지렁
이 되어 꿈틀거리고 아, 나는 누구 위해 싸워야 하며 부모 형제 가슴
에 총부리 겨눠야 하는가. 이 아픔 접고 차라리 죽어 버릴까 갈등도
많았어, 충주 주둔했던 우리 부대 실종 군인 보충시켰는지 다시 이동
했지 차에 올라 바람인 듯 어데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적막강산 어둠 깔
린 밤 부대는 침묵 속에서 전진 중 느닷없이 굉음 신음 소리 정신 가
다듬어 팔 다리 움직여 보니 때는 늦었지 기운 없어지고 정신 흐려져
그냥 엎드렸네. 정신 차려 보니 장호원 병원이었어. 알고 보니 칠흑
같은 밤에 앞길 헷갈려 급경사 언덕 밑으로 굴러 떨어져 차 뒤집히고
실렸던 박격포 실탄 괘짝 우리 덮쳤지. 지나간 인생 돌이켜보니 파
리만도 못한 목숨 힘들었던 사연 생각 하면서 통곡하건만 누가 알아
주겠니. <차라리 저 허공의 달이 되었다면 부모 형제라도 바라보련만
웃는 낯 해후 자위하면서 무덤 없는 붉은 노래 보낸다. 아버님 어머님
'기다리지 마시고 만수무강 하세요.'그리고 난데없는 휴전 휴전선은
철통선이 되고 말았어. 죽어서나 가보려나 그리운 저 북녘 땅.>



아버지의 마지막 유서에서(2)
ㅡ 博川 최정순

김일성고지 찾아야 서울 뺏기지 않는 중요한 고지여
바로 이 고지 쟁탈전 시작 되었어 비행기 폭격 동시
박격포 가세 무성히 자랐던 식물 말없이 사라지고 몬
지만 폴싹폴싹 총 한 방 쏘지 않고 김일성 고지 점령
마음 놓고 기뻐할 때 웬 날 벼락 산 중턱 사방에서 공
격 때 이미 늦었네. 북쪽 장거리포 아군 비행기 폭탄 쏟
아 부어 정신없네. 막 대결하며 한 곳 뚫어 목숨 걸고 김
일성고지 후퇴 갱신히 살아났지 그 많던 전사자 중 나
어떻게 살았는지 알 수 없는 일 병사 보충 돌진 굴마다
수류탄 던지며 김일성고지 재탈환 경천동지 아비규환
어디론가 사라지고 적막감 전쟁 끝나 이제 고향 간다
기쁨 넘쳤는데 하늘의 무슨 뜻이던가. 휴전 돌입 이게
말이 되는 소리던가 이기든 지든 끝 봐야 부모 형제
볼 것 아니던가 유엔군 일본으로 사라지고 갈 곳 없는
이 몸 반겨줄 사람 없는 남으로, 남으로 내려왔지 명절
오면 고향 생각 절로 나 한 맺히니 터질 듯 아픈 가슴
아 누가 알아주랴 술 먹고 나면 왜 나만 외톨일까 눈물
앞 가려 잠 못 이루는 밤 뻐꾹새 슬피 울어 밖에 나오니
보름달만 휘영청 달에 부모 형제 눈물짓고 서 있었지
이런 고달프고 외로운 인생 나만 겪는 일 아니겠지 불효
지은 죄인 몸 쇠약해져 병원 갔더니 웬 날벼락인가 암
진단 받고 보니 더 생각나는 건 부모 형제 눈물만 강을
이루는구나! 병원 침대 누워 과거사 돌이켜 보니 자식
노릇도 아비 노릇도 못한 나 실낱 목숨 하루 하루 지내
며 창문에 뜬 달 보며 고향으로 달려가고 있네.


아버지의 마지막 유서에서(3)
ㅡ 博川 최정순

머리 잔설 내리면/외롭고 슬픈 일/정해진 유한자가/자연에 와서/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희한 얼룩진/돌이킬 수 없는/세월의 강/가슴 속 뭉쳐진/검은 숯덩이 안고/이렇게도/카론의 강/빨리 건너야 하는가,/


* 카론의 강 : 죽음의 강, 카론은 죽음의 강을 건너주는 저승사자.


평생을 고향땅 밣아 보는게 소원이던 아버지가 눈을 감지 못하고 임종하던 날 하늘도 울고 땅도 울었습니다.
아버지 보내고 몇 해가 흐른 지금
아버지의 피 맺힌 노래를 詩로 승화 시킨 이유는 단 하나
시집속의 내용이 북에 있는 가족을 만나는 것입니다. 직계가족이 아니더라도 먼 인척이라도 좋습니다. 남쪽에서든 북쪽에서든 최재환을 알아보는 그날이 가능하길 염원하고 고대하며.
이산의 아픔을 사부곡(思父曲)으로 전파 합니다.

★ 평안북도 박천군 박천읍 봉화리 최재환
육남매의 둘째이며 할아버지는 최영삼입니다.

(박천일대가 경주최씨 집성촌이라더군요.
남쪽이든 북쪽이든 아버지 최재환을 아시는 분과 연이 닿는 다면 좋겠습니다.
인터넷의 좋은 점을 빌어 세계 어디서든 언젠가는 이 글이 전달 되면 좋겠다는 희망을 품습니다.
아버지 최재환의 유골은 일죽 유토피아 2층 222호실 중간 위치에 안치 되어 있습니다.


최정순 시인 : 충남 온양 출생, 경기도 평택 거주
부친 최재환 모친 김절자의 장녀로 태어나다
월간 문학공간 등단

<서울=겨레뉴스>홍갑선 기자
gapsunhong@hanmail.net
Kore@Kore.kr

본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 인천 꿈의 축구전용경 ...
∵ 서양화가 조남현의 현 ...
∵ '겨레의 노래 ...
∵ "내가 탈북자 첫 ...
∵ 실화 바탕 시 사부곡 ...
∵ 중국, 90일 거류 여행 ...
∵ 부여 구드래 일원 경관
∵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
∵ 인천 월미공원 전망대 ...
∵ 김정일 기쁨조 보천보 ...
∵ 목포사랑 범시민 청결 ...
∵ 인천∼중국 카페리 이용 ...
∵ 성실로 꿈을 일구는 탈 ...
∵ 한국자유총연맹목포시지회
∵ 한국자유총연맹목포시 ...
∵ 북, 우리 해병대 훈련 ...
∵ 中 단둥, 김정일 위원 ...
∵ 버려라 훨훨
∵ 류우익 통일부 장관 [ ...
∵ 북한전략센터 강철환 ...
∵ 첫 시집 신브레인스토 ...
∵ “봉사 활동은 마음이 ...
∵ 2010년 경인일보 신춘 ...
∵ 중국내 탈북자 구출 & ...
∵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 ...
∵ 새조위 <신미녀 ...
∵ "한반도, 더는 ...
∵ "北 감시자·피감 ...
∵ 김태형 사회심리학자
∵ 나는 오늘도 발로 식사 ...